명상록

쓰지 못하는 왕관 -What is the crown I can't wear?-

청죽골 2023. 9. 9. 19:58

쓰지 못하는 왕관 -What is the crown I can't wear?-

 

And David took the crown of their king from off his head, and found it to weigh a talent of gold, and there were precious stones in it; and it was set upon David's head:[KJV]<1Chronicles 20:2>

다윗이 암몬 왕의 머리에서 금관을 벗겨 왔는데, 달아 보니 그 무게가 금 한 달란트나 나갔고, 금관에는 보석이 박혀 있었다. 다윗은 그 금관을 가져다가, 자기가 썼다.<역대상202>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 다윗이 중동지역의 제국을 세우면서, 여러 나라와 민족을 굴복시켰습니다. 특히 아람과 암몬 족속으로 구성된 엄청난 규모의 국제 용병을 패퇴시키면서, 북부 아람지역과 남동부 에돔지역에 수비대(garrisons)를 두고 통치지역을 넓혀갔습니다. 이때 암몬 족속의 왕이 만든 금 왕관을 빼앗았는데, 무게가 무려 34kg이나 나갔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3천 년 전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체력을 지녔다는 근거도 없는데, 머리를 짓이기는 왕관을 우스꽝스럽게 늘 쓸 수가 있었을까요? 그 왕관은 다만 왕의 막강한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상징물이었고, 다윗도 장난기 섞인 웃음으로 머리에 얹어는 보았겠지만, 그냥 승전기념물로 소유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 휘황찬란한 왕관도 사용하고 누릴 수 있는 물건은 아니란 뜻입니다.

 

사람들이 평생 그렇게도 가지려 애쓴 재물과 권력과 명예도 사실은 이 왕관과 같습니다. 아무리 화려하고 거창해 보이더라도 사실은 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겉만 번뜩였지, 영혼은 허전하고, 힘들고, 무거운 짐들입니다. 부자가 하루 백 그릇 음식을 즐기지 못하고, 권력은 또 얼마나 인간을 추악하고 피폐하게 하는지요?

겉은 대단하고 화려해 보이지만, 평안과 안식을 누리지도, 보장받지도 못하는 세상의 것들이 곧 쓰지도 못하는 34kg짜리 금왕관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하였으니, 너희에게 전한 복음이 곧 이 말씀이니라.<베드로전서1:2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