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자신이 있는가?

삶과 심판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판단을 받는다.

머슴애인가 딸인가에서부터, 울음소리가 우렁차더라, 조그만 게 당차게 울더라, 얼굴이 조그맣다, 콧방울이 큼직하다, 눈이 작더라 크더라, 인물이 예쁘더라 밉상스럽게 생겼더라 등등

이 세상에서 호흡을 시작할 때부터 온갖 것에 대한 판단과 평가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라면서 이런 평가와 판단은 점점 그 도를 더해간다.

젖을 잘 먹는다 못 먹는다, 잠을 잘 잔다 못 잔다, 키가 크다 작다, 걸음걸이를 빨리 배운다 늦게 배운다, 잘 웃는다 잘 운다, 통통하다 말랐다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판단기준에 의해 평가와 심판을 받고 자란다.

 

이러한 심판은 잠시도 쉼이 없이 계속된다.

공부를 잘 한다 못 한다, 노래를 잘 한다 못 한다, 그림을 잘 그린다 못 그린다, 말을 잘 듣는다 잘 안 듣는다는 평가가 끊임이 없다.

 

또 때로는 아예 장래에 대해서까지도 판단을 해버린다.

장래가 있겠다 없겠다, 싹이 보인다, 싹이 노랗다, 나중에 무엇이 될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나이가 조금씩 더 들수록 그에 대한 평가와 판단의 소용돌이는 점점 그 정도가 심해 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접 가치도 매기고 현금으로 얼마짜리라고 값을 정해버리기도 한다.

배우자로서는 ‘백점’이다 에서부터 해서 ‘빵점’이다 까지 광범위한 영역의 평가가 마구 행해지는 것이다.

심지어는 죽일 사람에서부터 상 줄 사람까지 얼마나 폭넓은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음악가는 음악으로 판단을 받고, 미술가는 그들의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작가는 비평에 귀를 기울이며, 정치인은 그 치적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인생을 마감하는 날, 곧 죽음의 순간까지도 우리는 판단과 평가를 받게 된다. 웃으면서 눈을 감았다느니, 아니면 고통스러워 하며 두려움 가운데서 죽었다느니 하는 평가에서부터, 어떻게 살다 갔다느니, 이런 저런 삶을 살았다느니, 또는 가족들과 어떤 관계를 가졌고, 어떤 실수와 잘못을 저질렀다는 등 죽음을 코앞에서 조차도 그 사람에 대한 끊임없는 판단과 평가는 계속되는가 하면 죽음 후에도 그에 대한 평가가 계속 되고 있음을 보는 것이다.

 

결국 모든 사람이 판단과 평가를 위해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삶 전체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심판과 판단의 끊임없는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뿐인 것이다. 자신이 평가 받기도 하고 또 다른 사람을 평가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인생 전체에 대한 평가는 어떠할까?

세상의 모든 것이 평가에 의해 이루어지듯, 일평생 살아온 우리의 삶 전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평가의 원리가 적용되지 않을까?

성경에는 ‘(창조주에 의해) 사람이 한 번 죽는 것이 운명으로 결정된 것과 꼭 마찬가지로,

그 후에는 심판을 받도록 결정되어 있다.’<히브리서9:27>(Just as man is destined to die

once, and after that to face judgment)<Hebrew 9:27>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확신에 찬 단호한 결론인 것이다.

 

어느 작가의 말이 생각난다.

‘오늘은 내일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하였던가?

그렇다!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받아 온 무수한 평가들은 삶을 마감하는 날 받을 크고 엄중한 심판의 그림자요, 가르침들이었다. 최후의 삶에 대한 평가를 미리 알게 한, 시험 예고인 셈이다.

살아 생전의 모든 심판은 견뎌낼 수나 있다. 살아있기 때문에 주어지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원히 선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죽음 앞에서, 평생의 삶 전체에 대해 행해지는 최후의 판단은 너무나 크고 엄중한 심판이기에 영원히 살든가 영원히 소망 없는 존재로 살아가든가 하는 영원 앞에서의 갈림길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하신 말씀이 의미 심장하다.

‘그 때에 그들은 영원한 형벌을 향해 사라지게 될 것이고, 의인은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마태복음25:46> (Then they will go away to eternal punishment, but the

righteous to eternal life.) <Matthew 25:46>

 

당신은 삶 자체가 심판과 평가를 위한 것임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최후의 죽음 앞에서 삶 전체에 대한 창조주의 엄중한 심판을 기꺼이 통과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 엄중한 판단을 거쳐 기쁘고 즐거운 영원의 세계와 접할 준비가 되어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