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차라리 몰랐던 들...(뻐꾸기 탄생의 비밀)

청죽골 2005. 7. 23. 09:17

차라리 몰랐던들….   < 뻐꾸기의 비밀 >   

뻐꾸기도 눈물을 흘릴까?

그건 나로서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뻐꾸기든 아니든 우리는 하나같이 새들이 운다 하니, 뻐꾸기의 처량한 소리를 생각하면 반드시 운다고 표현할 밖에 없을 같다.

늦은 봄날 야산에서 울음 소리를 들을 있어, 정서를 표현하는 문학작품속에 자주 등장하기도 하는데, 뻐꾸기와 엉킨 여러 가지 이야기에는 인간이 원한을 품고 죽어 넋이 새가 되어 날아다니면서 슬피 운다는 내용이 공통으로 발견된단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나 뻐꾸기의 울음은 처량하면서도, 아득한 옛날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물어다 주는 좋은 인상의 새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뻐꾸기의 음험하고도 사악한 탄생의 비밀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뻐꾸기가 알을 낳을 때쯤이면 스스로 둥지를 만들지 않고, 다른 새인 개개비류, 멧새류 등의 둥지에 1개의 알을 낳고서는, 다른 새의 1개를 빼내 버린다. 다른 새에게는 금쪽같은 새끼인데 말이다. 그기다 뻐꾸기 새끼는 원래 둥지의 임자새 새끼보다 13 먼저 부화하고서는, 아직 부화하지 않은 둥지임자새의 알을 등에 하나씩 업고 둥지 밖으로 떨어뜨려 죽여버린다. 듬성듬성난 털을 가진 악다귀같은 뻐꾸기새끼의 바둥거리며 알을 밀어 떨어뜨리는 모습은 정말 충격 자체였다. 원래 주인의 새끼를 죽인 둥지를 독차지하고서는, 새끼도 몰라보는 바보같은 가짜 어미새로부터 먹이도 받아먹고, 가짜 어미새보다 배나 덩치가 되어 둥지를 떠난 뒤에도, 이상이나 새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는 사악한 탄생의 비밀을 지닌 것이다.

그러니 이제 내게는 뻐꾸기로 인한 아련한 추억이니, 애처로운 ()이니 하는 낭만스런 인상은 완전히 가셔버린 셈이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위해 온갖 추악한 짓거리를 저지르고서도 철저히 가면을 , 한낮 추악한 동물의 인상만을 가지게 것이다. 

추악한 모습의 하이에나처럼 말이다.

아름다워야 뻐꾸기 울음에서 느끼는 정서가 옛날과는 다르고, 소리의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느끼지 않게 되었으니, 내게는 정말 손실이 아닐 없다. 

차라리 뻐꾸기 탄생의 비밀을 보지 말았어야 것을……

하기야 세상 어떤 생물체든 저속하고 치졸한 생명의 비밀을 가지지 않은 존재가 있을까?

태아가 어머니<모체(母體)>로부터 철저하게 빼앗아가는 작용으로부터 생명이 태어나는 것은 어떤 모습이고, 그러고서도 태어난 후에는 철저히 자기의 길만을 가는 인간들이란 뻐꾸기보다 나은 존재일 있는가?

어느 누구도 삶의 모습에서 추악한 비밀을 지닌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사람이 있을까?

아름다움은 그대로 간직하며 살고 싶다. 추악함을 덮어두고 그냥 그대로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고 싶다. 지나간 그리고 인간 밑바닥에 깔려있는 냄새나는 어떤 더러움이라도  덮어 두고 그리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냄새나는 존재임을 철저히 깨닫고서 말이다.

이스라엘왕 다윗의 기도가 떠오른다.

누가 자기 허물을 깨달을 있으리요? 나의 감추어진 잘못을 용서하소서<시편 19:12>

(Who can discern his errors? Forgive my hidden fa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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